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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neyr.dev

2020년의 책

3 min read

서두

매번 회고때마다 급하게 읽은 책들을 찾아보며 한줌 남아있는 교양을 빛내는 것이 어이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위키를 만들기로 한 뒤 하고 싶었던 것 중 하나가 johngrib 님 처럼 독서를 기록하는 것이었다. 그래서 여기다 적어본다. 조금 늦었지만, 3월에.

출근길의 주문 (1/15)

너무너무 재밌게 읽었던 책이다. 내용 하나하나가 주옥같고, 내내 트위터에 글귀를 올리기도 했었지. 2달 지나니까 또 한번 읽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리디북스로 읽었다.

이러다 죽겠다 싶어서 운동을 시작했습니다 (1/28)

운동에세이를 좋아한다. 잡식하듯이 여성의 운동에세이를 읽다보면 나도 운동할 수 있을 것이다, 운명처럼 나와 맞는 운동이 있을 것이라는 생각에. 가볍게 읽히는 책이다.

아주 작은 습관의 힘(2/24)

리디북스 상위에, 여러 서점들 상위에 당당히 자리하고 있는 자기계발서. 습관은 제 2의 천성이다 라는 말을 줄곧 듣고 자랐지만 그닥 좋은 습관은 없는 나라, 습관을 강화하기 위한 방법론들이 인상 깊었다. 이 책을 읽고 좋은 음식을 먹는 습관을 들이기 위해 나쁜 음식을 냉장고에서 아예 제거했다.

만화로 보는 리눅스 시스템관리 (2/25)

따로 linux-cheat-sheet 이라는 글로 정리하긴 했지만. 괜찮은 입문 서적이다. 아무도 리눅스를 가르쳐주지 않기 떄문에 꽤 도움이 됐다. 하지만 일본식의 여성을 그리는 관점은 좀.. 거북이이다.

땡스 갓, 잇츠 프라이데이 (2/27)

오랜만에 잡은 SF이다. SF 단편집 모음인데 표제작의 주인공이 싫었던 것 뺴고는 다 몰입되어서 시간 가는줄 모르고 읽음. 개인적으로는 모든 단편이 좋았지만 정적에서는 약간 울었다.

작은 아씨들 (3/??~ )

영화 작은 아씨들을 보고, 내가 읽었던 원전이 청소년용 단편집이라는 걸 깨닫고 영화커버 버전을 구매했다. 아직도 두껍지만 조금씩 읽어나가는 중 (1/3). 조는 당당하고, 메그는 허영심이 많지만 다정하고, 베스는 천사다. 에이미가 야망가.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 (3/13)

몰입해서 읽은 SF 단편 모음집. 강하고 담대하고 탐구하는 여성들이 흐름을 이어나가서 좋았다. 표제작인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 도 좋았고, 개인적으로는 루이가 나오는, 외계생명 최초발견하는 단편이 좋았다. (동굴~ 에일라를 재밌게 본 사람으로서 동굴이 좋기도 했고) 그리고 블랙 미러가 많이 겹쳐졌다. 특히 처음에 나오는 작품은... 유전자 조작을 통해서 나온 신인류와 그렇지 않은 사람들이 나눠지는 디스토피아를 그리는데 그 세계관 구성이 너무 탄탄해서 이걸로 게임이나 드라마나 장편 내줬으면 하는 바람.

오늘은 운동하러 가야하는 데(3/16)

또다른 운동에세이. 회사 중고 장터에서 여성 운동 에세이를 세권이나 구입했따. 간헐적 운동러인 저자가 경험한 운동, 그리고 운동공간에서의 이야기들을 풀어낸다. 남 트레이너에게 PT를 받고 있는 지금, 사회적 거리를 잘 두고 운동만 잘 빼가야겠다(ㅋㅋ) 그리고 승마가 매력적이어보인다 라는 감흥을 남김. 생각보다 꽉차있는 에세이다.

살빼려고 운동하는거 아닌데요. (3/19)

여성의 운동에세이 3번째 편. 핀치의 신한슬 에디터가 쓴 만큼 아, 그래서 내가 이때 불편했구나.. 하는 지점을 시원하게 긁는 부분이 많다. 얇은 책이고, PT 와 헬스장에 대한 경험이 주를 이룬다. 내 몸을 긍정하고 건강한 일상으로서의 운동을 긍정하면서 여가여배까지 소개하고 끝난다. 역시 여가여배를 한번 참여해봐야겠다 - 그리고 남들이 내몸에 대해 함부로 말하는 지점을 참지말아야지.

개발 7년차, 매니저 1일차 (4/12)

타임라인에 막 넘어와서 주니어 역시 읽어도 좋은 책이라고 해서 읽었다. 결론적으로, TL 의 역할과 매니저의 역할에 대해서 좀더 잘 알게 된 것을 제외하고는 크게 느껴지는 점이 없었음. 하도 직딩의 정석으로 달달 들볶여서 그런지 이런 류의 일잘알 책은 항상 기대 이하다. 좀더 읽어서 그나마 쓸만한 부분을 솎아내거나, 팀 매니지먼트를 실제로 할 때쯤 읽어야겠음.

드라고의 기사 & 회색탑의 마법사 (4월 중)

흥미 위주로 읽은 판타지소설. 추천받아서 읽었는데 완전한 여성서사이고 크게 요동치는 내용이 없어서 좋았다. 단숨에 읽어버림. 판타지를 좋아하고 여성 기사 이야기 + 마법사 이야기가 궁금하다면 추천이다.

비슷하게 최근에 만화방에 가서 '고깔모자의 아틀리에' 좀 읽었는데 세계관이 탄탄해서 좋았슴.

아무튼, 떡볶이 (4/25)

읽은 책들은 좀 있는 것 같은데 유의미하지 않아서 적지 않았었다. 아무튼 떡볶이는 겨울서점에서 인터뷰를 보고 언젠가 볼까, 하다가 외로운 시간에 읽음. 떡볶이와 떡볶이에 얽힌 이야기들이 펼쳐지는데, 떡볶이 카페, 북서울중 옆 떡볶이 (나의 모교이긴 하지만 어딘지 모른다), 노원 영스넥등 친근한 지명이 나와서 즐겁게 읽었다. 떡볶이 먹고싶넹.

유튜브로 책 권하는 법 (4/26)

난무하는 유튜브학 서적 중에서 그나마 믿을만하다고 생각되는 책. 유튜브 조작까지 포함에서 양을 불린 다른 서적과는 달리, 채널을 선정하는 법, 기획하는 법, 유튜버의 일주일, 컨셉 잡기 등 실제로 도움되는 내용들이 들어있다. 뒤에 출판사의 광고가 길다고는 하는데 글쎄 아직 거기까진 안읽을거라.

언럭키맨션 (웹툰) (5/17)

시리즈로 쿠키구우면서 본 웹툰. 단행권으로는 4권 분량의 중편이라서 계속 보는 맛있게 잘봤다. 2017-8년 의 연재분인데 왜 이제봤는지 모르겠다. 퇴사와 동시에 집도 없어진 언주가 언럭키맨션에 입주하면서 생기는 청춘 로맨스물..? 이라고 생각하기엔, 개그 코드도 너무 잘 들어가있고, 길이나 우울감을 다루는 작가님의 실력이 완전 좋다. 중고로라도 구하려고했는데 3,4권이 없어서 기다리는 중. 추천

정신과는 후기를 남기지 않는다 (5/23?)

말 그대로 정신과는 후기를 남기지않아서, 작가가 남기는 기록들. 우울증과 무기력증을 겪고 있고 그런 사람과 살아온 경험을 가진 자라면 공감할 이야기가 많다. 짧은 내용에, 정신과에 대한 이야기를 가볍게 알고 싶다면 좋다.

게으른게 아니라 충전중입니다 (5/28)

원체 우울증과 함께 살던 우리가족에서, 유난히 우리는 '충전중' 이라는 말을 많이 쓰던 엄마와 내가 생각나서 읽었다. 우울할 땐 뇌과학처럼 전문적이지도, 본인만의 이야기가 있는 가벼운 에세이 그 중간이라는 말이 딱 맞다. 일러스트가 포함된 에세이라서 넘기기가 어려운 것이 단점. '지금 느끼는 권태 너머엔 생에 대한 치열한 열망이 있을지 몰라.' 내 얘기인줄.

보통의 언어들 (6/5)

~라서 괜찮아 라는 식의 힐링 에세이를 별로 안좋아하는데, 이는 이미 그런 이야기들로 위로를 얻어보려고 탐독한지 오래되었기때문이다. 그 와중에 친구의 다정한 추천글로 덜컥 리디북스 결제를 누른 보통의 언어들 역시 큰 기대가 없었다. 하지만 언어를 다루는 사람은 조금 다른 것 같다. 다양한 언어에 숨겨있는 자신의 이야기, 삶을 대응하는 모습, 조금은 지질하기도한 이야기들을 가감없이 드러내는데 마음을 어딘가 꾹꾹 누르는데가 있다.

'우리는 서로를 실망시키는 데 두려움이 없는 사이가 됐으면 좋겠어요'

'그런 이들은 나름의 시간과 노력을 들여 나를 관찰해주고, 그걸 토대로 내 성향을 점선으로나마 그릴 줄 아는 사람들이다. 그리고 그 밑그림이 나의 실제와 크게 다르지 않을때, 나는 무장해제되곤 한다. 이것이 얼마나 귀한 일인지 알기에, 이런 사람을 만나면 나또한 열심히 점선으로 상대를 스케치해본다.'

생각에 갇혀 잠 못이루는 밤, 긴 숨을 쉬어보자. ... 나는 숨을 쉬고 있다. 이렇게 잘 살아있다. 걱정에 빠진 나를 구원하기 위해, 가만히 숨을 쉬며 누워있다. ...

중요한 건, 빛나는 재능만으로는 할 수 없는 게 '살아남기' 라는 것이다. 금 밖으로 나가면 게임이 끝나는 동그라미 안에서 변두리로 밀려나 휘청거리게 되는 순간들이 있었고, 아마 앞으로도 몇번은 더 올 것이다.

인간은 안정된 삶을 누리기 위해 오늘을 포기하는 동시에, 그 안정이 오면 회의감을 느낀다. '나는 이 쳇바퀴를 만들기 위해 그토록 열심히 살았다.'